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작성자 김태환 작성일16-08-11 09:32 조회963회 댓글0건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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우리 지방에서는 똥(便)을 소싯적에 <마자바리>라고 부르기도 했었다. 이는 사전을 찾아본 결과 항문 끝에 이르는 장기를 가리키는 말로 <미주알>의 경상도 방언이라고 적혀 있었다. 그러나 어릴 적에는 그것을 알 리가 없었고 그저 똥을 일컫는 다른 말로 미자바리라고 알고 있었다. 미자바리 한 사발하고 왔다고 이야기하면 똥 싸고 왔다는 말로 알아들었다. 

 

미자바리를 걷어차 버릴까 보다. 미자바리가 빠지려고 한다. 이렇게 이야기를 하고 보니 확실히 똥이 아니라 항문 끝의 장기라는 사실이 분명하게 드러난다.

 

똥은 징그럽기보다 더럽다는 표현을 더 많이 쓴다. 말(言)에 벌써 냄새가 풍긴다는 것이다. 가령 사람들이 어울려 대화하는 상황을 떠올려 보자. 대화 도중 누군가 슬그머니 일어난다. 그리고 일어선 이유에 대해 ‘소변 좀….’ 이라고 말하면 대부분 알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인다. 다녀오라고 그런다. 누구도 불쾌한 표정은 없다. 그러나 그것이 소변이 아니라 대변이라면 그 표현에 있어 신중해야한다. ‘화장실에 다녀오겠다.’는 말이 가장 무난하다. 굳이 큰 것과 작은 것을 가려서 전해야 할 상황이면 미안지만 대변이라고 표현하는 것까지 그런대로 받아들일 수 있다. 그러나 <똥>이라고 표현해 보자.

 

똥 좀 누고 올께…. 

 

이러면 벌써 냄새난다고 교양 없는 놈이라고 한 소리 듣기 십상이다. 더욱이 그 자리가 식사하는 상황이라면 자칫하면 쌍소리마저 듣게 되는 수가 있다. 

 

자식이! 밥맛 떨어지게 시리….  

 

대변이나 똥이나 둘 다 같은 말인데 똥은 너무 억울하다. 그러나 똥이라는 단어가 전혀 천덕꾸러기로만 구박받는 신세가 아닐 때도 있다. 냄새가 난다고 손을 내젓는 것과 달리 기분 좋아 싱글벙글할 때도 있다. 가령 똥 꿈에 대한 이야기가 그렇다. 똥 꿈은 재수가 좋단다. 그것을 몸에 묻히면 곱빼기로 재수가 좋아서 그날은 반드시 복권을 사야 한단다. 더러 그 무형의 꿈을 두고 사고파는 거래가 이어지기도 한다.

 

내 똥 꿈 사라. 진짜 노랗데, 팔에도 묻혔고 다리에도 막 묻혔다. 

 

하지만 똥 꿈을 제외하면 똥에 대한 이미지는 대부분 부정적이고 안 좋은 때가 더 많았다. 똥인지 된장인지도 모른다. 판단이 미숙할 때 나무라는 말이다. 똥오줌을 못 가린다. 역시 사리분별이 없음을 뜻한다. 똥 씹은 표정이 됐다. 난처한 지경에 처했거나 기대했던 일이 완전히 어긋났을 때 조롱하는 말이다. 똥이나 처먹어라! 열이 뻗쳐 상대방에게 비난을 퍼붓는 욕설이다.  

 

누가 일부러 똥 맛을 보겠는가마는 조선 시대에는 임금의 건강을 살피는 어의들이 더러 임금 똥 맛을 보았던가 보았다. 임금의 배변을 처리하는 그것을 매화틀이라고 하는 모양인데 언젠가 텔레비전 사극에서 음식 차려놓은 듯 상위에 그놈을 올려놓고 둘러앉은 어의들이 조금씩 찍어 맛보는 장면을 본 적이 있다. 임금의 똥 맛이라고 해서 특별할 리는 없었을 것이다. 표정은 젊잖게 꾸며댔지만, 속마음까지 정말 그랬을까 생각하니 웃음이 아니 날 수 없었다. 똥 맛이 어딜 가겠는가. 똥 맛은 그냥 똥 맛이지….

 

아무튼, 당시의 어의들은 의술과 더불어 튼튼한 비위를 가져야 했음이 틀림없다. 그렇지 않고서야 어찌 그놈의 맛을 음미하며 사람의 몸 상태를 진단한단 말인가. 

 

똥 맛을 보고 성공한 케이스는 아무래도 중국 춘추시대 와신상담(臥薪嘗膽)의 주역인 오나라 부차와 월왕 구천의 고사에서 찾아볼 수 있을 것 같다. 그때도 동기는 역시 환자 몸 상태를 진단하기 위해서였다. 부차에게 인질로 잡혀있던 구천이 본국으로 돌아가기 위해 부차의 환심을 사기 위해 그 짓을 했던 것이다. 병석에 누운 부차를 찾아간 구천은 손가락으로 똥을 찍어 입에 넣고 신중하게 맛본 다음 아래와 같이 씨불어댔다고 한다.

 

대왕 전하! 배변 맛이 쓰고도 신 것으로 보아 2, 3일 안으로 반드시 쾌차할 것이오니 조금도 염려 마시옵소서. -정비석 소설 손자병법-

 

정말 구천이 맛 본 부차의 똥 맛이 신맛도 나고 쓴맛도 났던 것일까. 직접 맛본 적이 없어 정확히는 모르겠으나 분명히 싱겁지는 않았을 것이다. 어찌 위로 먹고 아래로 싼 그것이 구린내가 없었을까 말이다. 그렇지만 똥을 너무 홀대하지는 말자. 사람이 매끼 음식을 먹고 마시는 것과 마찬가지로 배변 또한 인체의 신진대사에 있어 중요한 일부다. 한 며칠만 똥 못 싸 봐라. 누렇게 뜬다.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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